2007년 7월 14일 봉순씨랑 나는 여느 때처럼 점심을 먹고 여유로운 주말을 보내고 있었다. 장마철 가운데 잠시 그친 비 사이로 하늘이 맑게 보였던 날이다. 그 맑은 하늘에서 한 줄기 빛이 봉순씨 배에 내려 앉더니 봉순씨의 산통이 시작되었고, 다음날인 7월 15일 새벽 1시 29분에 우린 그 녀석을 첫 대면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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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녀석은 하늘 나라의 꼬마천사였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말썽꾸러기인 여름이를 천신(天神)님께서 벌 하시기 위해서 지구로 내려 보냈다고 하면서 탯줄이 끊어 지는 순간부터 자신은 천상의 목소리를 잃어 버리고, 어깨에 달려 있는 날개도 떨어져 버릴 거라고 했다. 하늘을 날아다니던 습성 때문이기도 하고 천상세계와는 다른 지구의 중력을 적응하기 위해서 당분간은 말도 못하고, 걷기도 못할 거라고도 했다. 그리곤 지구 음식 중 천상의 이슬에 가장 가까운 엄마의 젖을 지구 음식을 적응할 때까지는 먹어야 할 것 같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엄마와 아빠의 이런 보살핌은 자기가 지구 중력에 적응해서 걷고, 달리며, 지구 음식에 충분히 적응해서 뭐든지 맛있게 먹을 수 있게 되고, 지구 언어를 배워 다른 지구인들과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을 때까지 계속 해주어야 하는데 가능하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엄마로, 아빠로 우리를 만나게 된 것이 자신에게 큰 행운이 될 것 같다고 하면서 나에게 소독된 가위를 건네며 지난 10개월 동안 자신과 엄마를 이어주던 탯줄을 끊어 달라고 부탁을 했다.

이런 상황은 의정부 S여성병원 담당자들과 탄생을 지켜보던 나는 뒷머리를 강타당한 것처럼 멍하게 있다가 정신을 차려야 했다.

“그래 여름아, 어찌되었던 이렇게 아들로 만나게 되어서 반갑구나. 니가 천상에서 왔던 더 멀리서 왔던 우리에겐 아주 소중한 사람이란다. 니가 지구 생활에 적응 해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엄마랑 아빠가 도와주도록 할게.” 라고 말을 끝내며, 탯줄을 잘랐을 때 녀석은 한 번 씨익~ 웃더니 여느 아기처럼 울기 시작했다. 녀석의 대단한 출산의 순간을 카메라에 담으려 준비하고 있던 나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녀석을 프레임에 담을 수 있었다.
‘지금 나 꿈을 꾼 건 아니지?’

아기천사 탄생

070715



2007년 7월 15일 3.28kg 남아출산

지난 3주간은 녀석의 말을 곱씹으면서 엄마와 아빠로 거듭나는 준비를 하느라 블로그를 돌볼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부터 시작된다. 기대하시라 하늘나라 작은 아기천사의 지구생활 적응기 이제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