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지나 첫 눈이 내렸다.

지우가 태어나서 처음 맞이하는 눈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하고 싶었지만,
너무 추운 날씨는 면역체계가 아직 잡히지 않은 지우에게 치명적일 수 있을 것 같아 아파트 창문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눈발이 굵어지더니, 창문을 하얗게 가릴 정도로 큰 눈으로 바뀌는 게 아닌가.

첫눈이 이렇게 많이 오는 경우도 드물뿐더러, 지우에게 눈을 보여줄 최고의 기회를 놓치지 싫었던 아빠는 아파트 입구 화단에 쌓인 깨끗한 눈으로 눈사람을 만들어 지우에게 보여주었다.

이거 뭐에요? 먹어도 돼요?

07.11.19

니가 눈사람이야? 어디서 왔니?

07.11.19

지우의 첫 눈사람

07.11.19


지우야 내년 첫눈은 지우 손에 직접 눈을 내려앉게 해줄게. 올해는 이 눈사람으로 첫 눈과 첫인사를 하렴.


지우와 첫 인사를 나눈 눈사람은 냉동고로 들어가 몇 일을 더 머물다 돌아갈 거다.

눈사람의

07.11.19